기술 스타트업의 투자 유치, 꼭 필요할까? - 배달의민족과 알라미 사례 비교

스타트업을 창업할 때 가장 고민되는 부분 중 하나는 외부 투자를 유치할지, 아니면 자체 자금으로 성장시킬지에 대한 결정입니다. 특히 기술 기반 스타트업의 경우 초기 개발 비용과 인력 확보에 상당한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에 더욱 중요한 결정이 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투자 유치에 관한 장단점을 살펴보고, 서로 다른 전략으로 성장한 국내 스타트업 사례를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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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 14, 2025
기술 스타트업의 투자 유치, 꼭 필요할까? - 배달의민족과 알라미 사례 비교

목차

  1. 투자 유치의 장점

  2. 투자 유치의 단점

  3. 성공 사례: 투자 유치로 성장한 배달의민족

  4. 성공 사례: 자체 자금으로 성장한 알라미(딜라이트룸)

  5. 결론: 내 스타트업에 맞는 선택은?

1. 투자 유치의 장점

빠른 성장과 시장 선점

외부 투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은 스타트업의 성장을 가속화합니다. 충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핵심 인재를 영입하고, 제품 개발을 빠르게 진행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할 수 있습니다. 특히 선점 효과가 중요한 플랫폼 비즈니스나 네트워크 효과가 강한 시장에서는 초기에 빠르게 성장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전문가 네트워크와 멘토링

투자자, 특히 벤처캐피탈(VC)은 단순히 자금만 제공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의 광범위한 네트워크와 경험은 스타트업에게 큰 자산이 됩니다. 주요 파트너십 체결, 핵심 인재 영입, 후속 투자 유치 등에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성공한 선배 창업자나 업계 전문가의 멘토링을 통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습니다.

시장 신뢰도와 브랜드 가치 상승

투자 유치는 그 자체로 스타트업의 가치와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외부 검증으로 인식됩니다. 유명 VC나 엔젤투자자로부터의 투자는 시장에서의 신뢰도를 높이고, 고객, 파트너, 미디어의 관심을 끌 수 있습니다. 이는 B2B 사업에서 특히 중요하며, 인재 영입에도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재무적 안정성과 리스크 분산

외부 투자는 창업자의 개인 자금 부담을 줄이고, 수익이 발생하기 전까지의 '죽음의 계곡'을 넘을 수 있는 버퍼를 제공합니다. 특히 R&D가 중요한 딥테크나 바이오테크 분야에서는 장기적인 기술 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여유를 줍니다.

2. 투자 유치의 단점

지분 희석과 통제권 약화

투자를 받을 때마다 창업자와 초기 팀의 지분은 희석됩니다. 여러 라운드의 투자를 거치면서 창업자의 지분이 20%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이는 의사결정 권한 약화로 이어질 수 있으며, 때로는 창업자의 비전과 투자자의 기대 사이에 충돌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성장 압박과 단기 성과 중심

VC는 일반적으로 5-7년 내에 투자금의 10배 이상 수익을 기대합니다. 이로 인해 스타트업은 지속 가능한 성장보다 단기간에 가파른 성장 곡선을 보여야 하는 압박을 받게 됩니다. 이런 압박은 장기적인 가치 창출보다 단기 KPI 달성에 집중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운영 부담과 관리 복잡성 증가

투자를 받은 후에는 정기적인 이사회, 주주 보고, 재무 보고 등 다양한 의무가 발생합니다. 초기 스타트업에게 이러한 관리 업무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으며, 창업자가 핵심 비즈니스에 집중하기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전략적 유연성 감소

피벗(사업 모델 변경)이나 새로운 방향 모색이 필요할 때, 다수의 투자자를 설득해야 하는 과정은 의사결정 속도를 늦출 수 있습니다. 또한,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엑시트 방식이나 타이밍에 맞춰야 하는 부담도 있습니다.

3. 성공 사례: 투자 유치로 성장한 배달의민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푸드테크 기업 '배달의민족'은 투자 유치를 통한 성공적인 성장과 엑시트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투자 유치 히스토리

  • 2011년: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로부터 3억원의 시드 투자 유치

  • 2012년: 알토스벤처스, IMM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140억원의 시리즈 B 투자 유치

  • 2014년: 힐하우스캐피탈, 골드만삭스 등으로부터 400억원의 시리즈 C 투자 유치

  • 2016년: 힐하우스캐피탈과 세쿼이아캐피탈로부터 570억원의 시리즈 D 투자 유치

  • 2018년: 싱가포르 GIC, 힐하우스캐피탈 등으로부터 3,500억원의 투자 유치

투자 유치를 통한 성장

배달의민족은 투자 자금을 바탕으로 빠르게 시장을 선점하고 다양한 혁신을 이뤄냈습니다:

  1. 공격적인 마케팅: "배민 신춘문예", "배민체" 등 파격적인 마케팅으로 브랜드 인지도 구축

  2. 기술 개발: 주문 시스템, 배달 추적, 결제 시스템 등에 대규모 투자

  3. 인재 영입: 개발, 디자인, 마케팅 등 각 분야 최고 인재 영입

  4. 서비스 확장: 배민라이더스, 배민페이, 배민상회 등 다양한 서비스로 확장

성공적인 엑시트

2019년 12월, 독일 배달 플랫폼 딜리버리히어로(Delivery Hero)가 배달의민족의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을 약 4조 8천억원(약 40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한국 스타트업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엑시트를 기록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초기 투자자들은 100배 이상의 수익을 올렸으며, 창업자 김봉진 대표는 한국을 대표하는 창업가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투자 유치의 효과

배달의민족의 성공은 적절한 시기에 충분한 투자 유치를 통해 시장을 선점하고, 플랫폼 비즈니스의 네트워크 효과를 극대화한 사례입니다. 특히 음식 배달 시장이라는 '승자독식' 성향이 강한 시장에서 빠른 성장이 중요했고, 투자 자금은 이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4. 성공 사례: 자체 자금으로 성장한 알라미(딜라이트룸)

반면, 알람 앱 '알라미'를 개발한 딜라이트룸은 외부 투자 없이 부트스트래핑(자체 자금)으로 성장한 대표적인 기술 스타트업 사례입니다.

알라미의 성장 스토리

  • 2012년: 권성민 대표가 1인 기업으로 시작

  • 초기 도전: 3년 동안 매출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도 외부 투자 없이 앱 개발에 집중

  • 제품 집중: 사용자 경험과 기능 완성도에 초점을 맞춘 전략으로 차별화

  • 점진적 성장: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꾸준히 다운로드 수 증가

  • 현재 성과: 전 세계 1억 2천만 다운로드, 연 매출 100억원 이상 달성

  • 조직 특성: 10명 내외의 소규모 팀으로 높은 수익성 유지

부트스트래핑 전략

딜라이트룸은 다음과 같은 전략으로 외부 투자 없이 성공적인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1. 제품 품질 집중: 광고 예산보다 제품 품질에 모든 역량 집중

  2. 낮은 고정비용: 최소한의 인력과 사무실로 운영 비용 최소화

  3. 수익 재투자: 발생한 수익을 마케팅이 아닌 제품 개선에 재투자

  4. 글로벌 시장 타겟: 처음부터 국내가 아닌 글로벌 사용자를 대상으로 전략 수립

  5. 점진적 확장: 급격한 성장보다 안정적인 수익 구조 구축에 집중

자체 자금 성장의 장점

알라미 사례에서 볼 수 있는 부트스트래핑의 장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의사결정 자율성: 투자자의 압박 없이 창업자의 비전대로 제품과 사업 방향 결정

  • 장기적 관점: 단기 성과에 집착하지 않고 장기적 가치 창출에 집중

  • 효율적 자원 관리: 제한된 자원 환경에서 최적의 자원 배분과 높은 효율성 달성

  • 높은 수익성: 낮은 고정비용 구조로 높은 수익성 확보

  • 지분 희석 없음: 외부 투자가 없어 창업자가 대부분의 지분과 통제권 유지

알라미의 성공 요인

  • 틈새시장 집중: 단순하지만 완성도 높은 알람 앱이라는 틈새시장에 집중

  • 글로벌 사고방식: 초기부터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전략

  • 효율적 수익모델: 프리미엄 유료화와 광고를 통한 안정적 수익 모델 구축

충성 사용자 확보: 충성도 높은 사용자층 확보를 통한 안정적 성장

5. 결론: 내 스타트업에 맞는 선택은?

투자 유치와 자체 성장, 어느 쪽이 더 좋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습니다. 각 방식에는 장단점이 있으며 스타트업의 특성, 시장 환경, 창업자의 목표에 따라 적합한 전략이 달라집니다.

투자 유치가 유리한 경우

  • 시장 선점이 중요한 비즈니스: 플랫폼, 네트워크 효과가 강한 시장

  • 초기 개발 비용이 큰 딥테크: AI, 바이오, 우주, 로봇 등

  • 글로벌 시장을 빠르게 공략해야 하는 경우

  • 경쟁이 치열하여 빠른 성장이 필요한 시장

  • 대규모 초기 인프라 구축이 필요한 비즈니스

자체 자금이 유리한 경우

  • 꾸준한 수익이 발생하는 틈새시장 비즈니스

  • 최소 투자로 시작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서비스

  • 창업자의 비전과 통제력 유지가 중요한 경우

  • 단계적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선호하는 경우

  • 명확한 수익 모델이 초기부터 있는 경우

산업별 특성 고려

  • 기술 스타트업: 배달의민족과 알라미 사례에서 보듯, 같은 기술 기반이라도 사업 모델과 시장 특성에 따라 성장 전략이 달라질 수 있음

  • F&B/리테일: 프랜차이즈 모델을 통해 적은 자본으로도 빠른 확장이 가능한 독특한 성장 방식 활용 가능

하이브리드 접근법

많은 성공적인 스타트업은 초기에는 자체 자금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검증한 후, 확장 단계에서 전략적으로 투자를 유치하는 하이브리드 접근법을 취합니다. 이를 통해 초기에는 창업자의 비전과 통제력을 유지하면서, 확장기에는 투자 자금을 활용한 빠른 성장을 이룰 수 있습니다.

최종 조언

투자 유치 여부를 결정할 때는 다음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해보세요.

  1. 내 스타트업의 성공에 속도가 얼마나 중요한가?

  2. 초기 자금 없이 비즈니스 모델을 검증할 수 있는가?

  3. 통제권과 의사결정 권한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가?

  4. 외부 투자자의 네트워크와 전문성이 얼마나 필요한가?

  5. 엑시트에 대한 계획과 타임라인은 어떻게 되는가?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을 바탕으로, 내 사업에 맞는 최적의 성장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투자 유치는 목적이 아닌 수단임을 기억하고, 스타트업의 궁극적인 비전과 목표에 부합하는 선택을 해야 합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개별적인 상황과 법령, 정책 변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안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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